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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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
- 2017-12-28 17: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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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타현>유후인>
야마노호텔 무소엔
12월 22일~23일에 저와 남편 2인이 신관 코우보우테이 12조 화실에 묵었습니다.
운동 삼아 걸어갔는데 왜 택시를 타라고 한건지 알긴 하겠더군요. 막판에 급경사 오르막길이 나와서 좀 당황했지만 캐리어도 배달 맡겨두었고 운동 삼아 슬슬 올라왔습니다.
무소엔에 들어서니 이미 직원 두 분이 우릴 기다리고 대기하고 계셔서 몹시 놀랐습니다. 나중에 혹시 우릴 기다린거냐 하니 맞다고 하시더군요. 추운 날씨였는데도 정중하게 안내해주셨고, 한국어 응대가 가능한 직원을 미리 배치해둔 것도 놀랐습니다. 저희는 다행히 일어를 유창하게 하는 편이라 소통에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직원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한국어를 거의 못하셨습니다. 일어를 전혀 못한다면 소통이 다소 원활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용에 큰 무리는 없고, 안내 책자에는 모두 한국어가 쓰여져 있습니다.
12조 화실은 2인이 묵기에는 몹시 컸고, 가족 단위가 오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만 방이 커서 매우 좋긴 했습니다. 전경도 아주 좋았고요.
저희 방을 담당해주는 분이 굉장히 친절하셨고 센스있게 이것저것 대처를 잘 해주셨습니다. 코타츠도 미리 켜서 덥혀주셨고, 꼼꼼하게 방 정리와 안내도 도와주셨습니다. 녹차와 떡을 대접받고 바로 노천탕으로 향했습니다.
우선 공용 여성대욕장은 사진에서 봤던 것처럼 대단히 컸고 전체적인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공동 여성대욕장이 두 개인데 그중 가장 큰 대욕장의 물이 가장 뜨거웠습니다. 정말 너무 뜨거워서 혼났지만 들어가서 있으니 괜찮았습니다. 수질도 좋았고 날씨도 좋아서 온천을 즐겁게 즐길 수 있었고요, 대욕장 내에도 개인 목욕칸과 샴푸와 린스, 바디샤워가 모두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그 샴푸로 머리도 감았는데 질도 괜찮았고요. 제가 민감성이라 샴푸 이것저것 못 쓰는데 괜찮았습니다. 샴푸, 린스 딱히 가리지 않는다면 집에서 굳이 안 가져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목욕 마친 후 가이세키를 먹었는데, 저희는 신관이라 방 안에서 먹었습니다. 다른 분들 후기에 너무 일본식이라 입에 맞지 않았다는 글을 보고 사실 크게 기대는 안 했습니다만, 저와 신랑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둘다 일식에 익숙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과하게 일본풍도 아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히려 정통 일본스타일을 원했기에 저희 부부는 더 만족하며 즐겁게 식사했습니다. 코스 하나하나 내올때마다 친절하게 재료 설명해주셨고, 어떤 음식은 한국어가 적힌 메모지를 들고 와 읽어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런 소소한 정성이 기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음식 하나 내오고 밖으로 나가셔서 둘만의 오붓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해주셨고, 10분 정도 뒤에 다시 새 요리 들고 오시고 접시 치워주시고 하는 식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밤인데요, 저희는 미리 무소엔 측에 연락해 가습기 유무를 확인했고 가습기를 방에 한 대 배정 받았습니다. 난방 방식이 히터라 꽤 건조하다는 얘길 들어서요. 근데 거기까진 좋았는데 밤이 되니 히터를 틀어도 창가에서 우풍이 심해서인지 몹시 추웠습니다. 히터 온도도 올리고 제일 세게 했는데도 은근히 꽤 추워서 잠을 푹 자기 어려웠습니다. 추위 많이 타는 분들은 반드시 핫팩이나 뜨거운 물주머니, 수면양말, 두툼한 잠옷을 챙겨가세요. 지역 특성 상 시골이라 3월까지도 밤엔 꽤 쌀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는 핫팩과 수면양말로 버텼고, 나중엔 코타츠 끌어다가 발만 넣어놓고 잤습니다. 이불이 꽤 두툼했지만 이불 자체가 차갑다보니 사실 별 소용은 없었습니다. (전기요나 장판을 가져가시려면 반드시 온도조절기 확인해보세요. 220볼트 전용이면 가져가셔도 못 쓰십니다. 꽂는 순간 고장나요..)
다음날 조식도 무난히 잘 먹었고, 개인 노천탕도 운 좋게 두 번이나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개인 노천탕은 인기가 많으니 들어가고 싶다면 서두르셔야 할 겁니다. 어떤 료칸은 24시간 탕을 운영한다던데 여기 무소엔은 밤10시면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휴식 타임을 갖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 사이 직원들이 탕을 정돈하고 청소하니까요. 아침6시부터 밤10시까지 이용 가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 체크아웃 할 때도 직원들이 나와 인사하며 배웅해주셨고 저희 부부는 기분 좋게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습니다. 직원 모두가 친절했고 웃는 얼굴이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급하게 예약해서 어떨런지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무소엔이었습니다. 다음번엔 부모님을 모시고 가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