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
-
Gue*****
- 2017-02-04 22:38:43
-
오이타현>유후인>
유노히라산소마츠야
본래 유후인에서 묵으려다 마땅한 료칸을 찾지 못해(그리고 다른 곳이 방이 거의 차서) 선택하게 되었다. 본래 개인탕이 딸려있는 곳을 원했지만 모두 만실이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 전세탕을 갖고 있다는 유노히라로 가게 되었다. 특히 아래쪽 리뷰에서 전세탕이 훌륭하다고 해서 가장 싼 방을 두개(4명이 감) 예약하였다. 아래 후기와 완전 똑같은 경험을 했다.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일본 큐슈에 다시 한 번 온다면, 온천을 즐기러 온다면 뒤돌아볼것도 없이 산소마츠야를 선택하겠다고 마음먹을 정도였다. 아래의 후기와 많이 겹치겠지만, 그래도 나와 동행인들이 생각한 숙소, 온천, 음식(가이세키), 서비스, 환경, 기타에 대한 상세한 후기는 다음과 같다.
1. 숙소
조용하고 한적한, 포근한 곳이었다. 숙소 자체는 방 하나로 이루어져있었지만 방이 넓고 잘 꾸며져 있어 큰 불편함이 없었다. 둘이서 지내기 딱 좋은 크기였다. 잠이 들기 전 같이 간 네명이 모두 모여 함께 담소를 나누었는데 전혀 좁다거나 불편하다거나 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숙소는 가운데 좌식 식탁과 의자(방석이 깔려있음)2개가 한 세트로 있으며 창가에 반 입식 티테이블과 의자가 2개 있어 창밖 풍경을 보기 좋았다. 겪어본 바로는 방음도 꽤 훌륭한 편이어서 다른 료칸에서 많은 이들이 겪었다는 민망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2. 온천
온천은 전세탕 총 3개가 구비되어있었다. 실내에 1개 외부 별관에 2개가 있었는데 우리는 외부 별관쪽 온천을 이용하였다. 실내 온천은 넓은 편이고 외부 온천은 노천탕의 느낌이 더 잘 나고 조용한 편이었다. 료칸 자체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전세탕을 이용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우리를 제외하고 약 4팀의 일본인 투숙객이 있어 입욕을 원할 때 탕이 없을까봐 걱정했었다. 그러나 두개 이상의 온천이 언제나 자리가 나 있어 큰 불편함이 없었다. 거리가 조금 있는 것 외에는 개인탕을 이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천은 총 2개의 탕으로 이루어져있었다. 처음에는 2명씩 나누어 외부탕 하나에 들어갈 생각이었지만(2명씩 이용해도 되고 4명이 이용해도 된다고 한다. 공실이라면 문제 없다는 직원분의 답을 들었다) 옆칸이 이용중이라 그냥 한 곳에 4명이 모두 들어갔다. 작을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4명이 이용해도 매우 넉넉한 공간이었다. 앞쪽이 추위때문에 두꺼운 비닐로 막혀있었지만 걷을 수 있는 구조라서 반쯤 걷고 탕을 이용하였다. 온천 물은 매우 적절하고 따뜻했다. 노곤노곤하게 몸을 데우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피부가 꽤 매끈해진 것 같았다.
3. 가이세키료리
이 료칸의 모든것이 마음에 들었지만 특히 가이세키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보통 가이세키는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한 번 먹어 보았다'정도에서 만족하는데 이 식사는 정말 최고였다. 간도 적절했고(한두개정도는 약간 짰다) 음식 가짓수도 매우 많았으며 하나같이 정갈한 맛이 있었다. 니혼슈 따뜻한 것 하나를 시켜 나누어먹었고 서비스로 주신 찬 술도 이후 먹었는데 술과 요리가 함께 잘 어우러졌다. 또한 이제 음식 끝났나 싶으면 또 주시고 또 주시고 하셔서 정말 정식 가이세키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간 일행이 유후인에서 인당 10만원 정도의 가이세키를 먹었었는데 이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었다고 한다. 즉, 이 료칸 가격에 이 가이세키는 정말 엄청난 이득이었다ㅠㅠ 아침식사도 정갈하였고 정말 맛있었다.양도 적지 않았고 음식에 신경쓴 티가 나서 더욱 좋았다.
4. 서비스
열차 시간상 4시 20분에 도착이라 송영서비스를 4시 반에 신청했는데 25분에 도착해주셨다. 처음 내렸을 때 유노히라의 다른 료칸 송영서비스 운전자분께서 오셔서 어느 숙소에서 묵었는 지 물어보고 전화를 해서 차가 오고있는지 물어봐주셨던 것이 좋았었다. 유노히라의 양질의 서비스와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잘 드러났었다. 이후 운전자 분께서 도착하신 뒤 언제 도착했는 지, 얼마나 기다렸는지 물어보셨는데 운전자분께서는 5분이나 일찍 도착하셨는데도 우리가 약 5분정도 기다렸다고 하니 정말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그럴 필요 없다고, 주위 구경을 하며 잘 있었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 직원분의 친절한 마음이 너무나도 감사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직원 분들이 모두 한국어를 잘 못하시는 듯 하다. 일행 중 일본어를 잘 하는 사람이 있어서 큰 무리없이 잘 지낼 수 있었지만 일본어를 아예 못한다면 의사소통에 있어서 조금 힘들 수 있다.
숙소에 구비된 센베와 차 역시 맛있었으며 온수기가 구비되어있어 언제든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었다. 그리고 왜 앞쪽에 안적어놨나 싶은데, 유카타를 서비스로 구비해준다. 특히 겨울이라 그런지 기본 유카타 위에 두꺼운 외투를 함께 구비해주는데 두개를 입으면 그다지 춥지도 않다. 유카타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크기가 맞지 않으면 1층으로 내려가(2층이 숙소) 옷을 바꿀 수 도 있었다. 일행의 품이 애매해 총 4번정도를 바꾸었는데 전혀 불편한 기색 없이 잘 해주셨다. 유카타도 매우 질이 좋은 편이라 저녁부터 아침 내내 입었다(...) 잘 때 조금 추울 수 있다.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모두 좋았는데, 특히 세심한 부분이 곳곳에서 잘 드러났다. 밥을 먹고 난 다음에는 자동적으로 이불이 깔려 있었는데 그러기 전, 내게 방안내를 해준 여직원분께서 '밥을 먹으러 갈 때 남자직원(송영서비스를 해주신 할아버지)분이 올라오셔서 이부자리를 깔아줄건데 괜찮으신가요?'라고 물었었다. 함께간 우리가 모두 여자였고 또 손님의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물어본 것 같은데 그 세심한 배려가 좋았다.
또, 이곳에 오기 전 일본 간식을 몇몇개 사가지고 왔었다. 그중 선물로 받은 컵라멘 2개가 있었는데 밤이 되어 이것이 먹고싶어 숙소에 일단 먹어도 되는 지 허락을 구했다. 흔쾌히 먹어도 된다는 답을 듣고 주신 젓가락으로 잘 먹을 수 있었다. 불편한 기색 없이 해주셔서 더욱 감사했고 직원분들이 모두 친절하다보니 우리도 뒷정리나 여타 다른것에 신경쓰며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5. 환경
유노히라는 정말 조용한 편으로 그야말로 '힐링'을 위한 여행 장소다. 그중에서도 산소마츠야는 꽤나 윗쪽에 있어서 더욱 조용하다. 해가 지고 나서는 길에 다니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더욱 운치가 있고 좋다. 특히 유노히라는 거리에 등불을 밝히는 시스템인데, 그 야경이 매우 예뻐서 한없이 사진을 찍게 된다. 조금내려가면 폭포 소리가 들리는 계곡에 다리가 있는 곳도 있고 길고양이 출몰지역이라는 표지판이 그려진, 좁은 일본식 골목들이 나온다. 그곳도 사진을 찍어 남기기 매우 좋은 장소이다. 번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거나 간만에 휴식다운 휴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단연 유후인보다 유노하라를 추천한다.
기타
유노히라는 유후인과 비교했을 때 장단점이 있다. 일단 단점 중 가장 큰 것은 교통편이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유후인역에서 전철을 타고 두정거장 더 가야하며 송영서비스가 없다면 숙소로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만약 유노히라에 숙소를 잡았는데 송영이 없는 곳이라면 포기하는 것을 추천한다(물론 송영이 다 구비된 듯 하다. 여담으로 료칸클럽의 빠른 일처리 덕에 당일에 송영을 예약했는데도 성공했다. 료칸클럽bb 예약 서비스만 원활하게 만들어주면 최고의 사이트..). 두번째 단점은 인근에 편의점이나 마트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아래쪽에 뭔가 파는 곳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귀찮아서 가진 않았다. 저녁에 출출함을 느낄 것이라 예상된다면 미리 조금 뭘 사가는 편이 낫다. 물론 사간 다음에 먹어도 되는지 묻는 것도 필수다. 단점이 있다면 당연 장점도 있다. 사실 장점이 더 크다고 본다. 유후인과 유노하라 양쪽에서 모두 자본 결과 유노하라가 훨씬 더 마음에 든다. 유후인은 볼것, 먹을 것은 많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다. 그러나 유노하라는 가격도 합리적인데다 조용하고 편안하며 서비스가 더 좋은 편이다(숙소바이숙소). 본래 여행에서 편히 쉬는 것은 쉽지 않은데 유노히라에서 진짜 '힐링'을 하는 기분을 느꼈다.
총평하자면, 숙소에서 지내는 내내 매 순간 순간이 행복했고 감동이었으며 나오는 그 순간마저 아쉬웠다. 나올 때 일행과 함께 '산소마츠야 사랑해요ㅠㅠㅜㅠ 광광'하며 울 정도였다. 다시 찾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직원 분의 말에 진심을 다해 그러겠노라 말할 수 있는 숙소였다. 사실 나만 아는 숙소이고 싶지만 산소마츠야도 살아가야하기에 이렇게 길게 후기를 남기게 되었다. 가을 추석 연휴에 돈모아서 꼭 다시 한 번 가고 말거다.